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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사기극 벌인 여행사 대표, 결국 경찰에 덜미 잡혔다

운영자 by 운영자
2026년 05월 23일
in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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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임박 인지에도 신규 계약 접수, 수십억 원대 피해 낳은 여행사 ‘선금 돌려막기’ 의혹 확산

[서울=뉴스포커스] 화려한 수상 경력을 내세워 고객들을 유치해왔던 한 여행사가 폐업 직전까지 신규 예약을 받아 고객들의 선금을 기존 채무 변제에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공분이 일고 있다. 갑작스러운 폐업 통보로 수백 쌍의 예비부부들이 평생 한 번뿐인 신혼여행을 망치고 수천만 원의 금전적 피해를 입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 법적 대응이 시작되었다.

30대 예비 신랑 A 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꿈꿔온 이탈리아 신혼여행을 출국 불과 사흘 전 무산시켜야 했다. 4월 26일 결혼식, 27일 신혼여행 출발을 앞두고 있던 그는 24일 돌연 H여행사로부터 폐업 통보를 받았다. 항공비와 현지 투어 패키지 등 총 800여만 원을 지불했지만 한 푼도 환불받지 못했고,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두 배에 가까운 비용을 들여 급히 새 여행을 계획해야 했다. A 씨는 당시의 황당함과 분노를 “화도 나고 벙쪘죠”라는 말로 표현했다.

폐업 직전까지 신규 고객 유치, 170쌍 이상 피해 추산

뉴스포커스 취재 결과, A 씨처럼 H여행사의 폐업으로 신혼여행 경비를 날린 예비부부는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170쌍을 넘어선다. 취재진이 접촉한 6쌍의 예비부부들은 대부분 4월 24일에서 30일 사이에 폐업 소식을 전달받았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 여행사가 사업적 어려움이 명확해진 시점에도 4월 18일 신규 고객의 예약을 접수했다는 것이다. 5월 22일 현재까지도 여행사 웹사이트에는 폐업 관련 공지가 전혀 게시되지 않은 상태였다.

피해자들은 여행사가 신규 고객의 여행 대금을 기존 고객들의 경비 또는 환불 자금으로 사용한 ‘선금 돌려막기’ 행위를 한 것이 아닌지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20대 예비 신랑 B 씨는 4월 30일 여행사 대표로부터 폐업 소식을 들었다. 그는 “여행 경비로 약 960만 원을 지불했으나, 항공편은 물론 현지 투어 예약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B 씨에 따르면 여행사 측은 계약 당시 “5월이 되면 (경비가) 더 비싸진다. 하루라도 빨리 비행기 티켓만이라도 발권해야 한다”며 조기 결제를 유도했지만, 실제로는 발권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는 “그때도 신규 계약을 받고 있었다는 것은 애초에 사기 칠 생각이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처음부터 제 돈으로 기존 채무를 변제하려 했다는 소리 아니냐”고 격분했다.

백화점 박람회를 통해 H여행사를 알게 된 30대 예비 신부 C 씨는 3월 말 잔금을 치렀다. 그녀는 “카드로 지불하려 했으나 여행사 측에서 계좌이체를 계속 유도했다”고 말했다. 이는 카드 결제 취소 시의 위험을 회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C 씨는 “당시 이미 폐업 징후가 있었음에도 어떤 고지도 없었다”며 “그랬다면 잔금 유도를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조치를 했어야 했다”며 허탈함을 토로했다.

대표, ‘운영 자금으로 사용’ 시인… 고의성 부인하며 책임 회피 논란

뉴스포커스가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H여행사 대표 이 모 씨는 “저희 돈을 받고 (항공비 등을) 결제 안 하고 회사를 위해 막으려고 사용하신 것 아니냐”는 피해자 측의 질문에 “그렇게 말씀하셔도 틀린 얘기는 아니고”라고 답하며 사실상 고객 선금을 운영 자금으로 사용했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고의적인 사기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며 “여행사들이 다 힘든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동 지역) 전쟁 때문에 취소 건이 더 많았고, 그러다 보니 갑작스럽게 (폐업) 결정이 났다”고 해명하며, “제가 운영을 잘못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피할 생각은 전혀 없고, 소송을 하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피해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법적 대응 착수, 보증보험 한도 부족 우려

현재 다수의 피해자들이 이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서울 강남경찰서, 광진경찰서, 방배경찰서 등에서 관련 고소가 진행 중이다.

H여행사 측은 4월 말 폐업 신고를 완료했으며, 신규 예약은 더 이상 받지 않고 남아 있는 고객들에게 보증보험 처리 및 피해 복구 관련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가입된 보증보험의 한도가 2억 원에 불과해 수십억 원대로 추정되는 총 피해액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서울특별시 관광협회는 해당 여행사에 대한 채권 신고를 공고하고 등기우편을 통해 피해 신고를 접수받으며 구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많은 피해자들은 보증보험만으로는 피해를 온전히 복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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