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SG 동향: 기후변화 위협부터 지속가능 경영 혁신까지
최근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소식들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강력한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기후 변화 위협, 거대 기술 기업의 물 사용량 논란, 핵심 광물 재활용을 위한 정부 노력,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그리고 기업의 탄소 감축 및 환경 공시 기준 강화 움직임 등이 그것이다.
초강력 엘니뇨 재림 경고와 기후 영향 증폭 우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중부 및 동부 적도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기준치를 초과함에 따라 엘니뇨 현상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NOAA는 이번 엘니뇨가 1950년 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수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적도 태평양 지역에서는 수온이 평년 대비 최대 2.1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기상 이변은 극심한 더위, 가뭄, 집중 호우를 유발하며 농작물 생산량, 무역 비용, 그리고 원자재 가격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기후 변화 자체가 엘니뇨를 직접적으로 생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워진 해양과 대기 환경이 이와 같은 극한 기후 현상을 한층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국제 경제가 이미 여러 지정학적 요인으로 압박받는 상황에서, 엘니뇨의 확산은 보건 시스템과 농업 분야에 추가적인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염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마존, 막대한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 공개에 논란 지속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서 총 25억 갤런(약 94억 6천만 리터)에 달하는 물을 소비했다고 최근 공표했다. 이는 미국 시애틀 대도시권의 연간 총 물 사용량의 약 5%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아마존 측은 전력 1킬로와트시(kWh)당 물 사용량이 0.12리터로, 2024년 목표치인 0.15리터보다 낮았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근 측정치(0.27리터)나 업계 평균 추정치(0.84리터)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의 수자원 활용을 둘러싼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신축 규제와 더불어 물 사용량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아마존의 공개 자료가 자사 소유 및 임차 시설을 기준으로 하며, 전력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물의 양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된다. 물 부족 문제를 겪는 지역에서는 특정 지역별 상세 사용량 공개가 더욱 절실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폐통신장비에서 1,800억원 규모 핵심 광물 회수 추진
정부가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기지국, 서버 등 폐통신장비를 핵심 광물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폐통신장비의 국내 순환 이용을 장려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발생한 폐통신장비는 약 1만 3천 6백 톤에 달한다. 이 장비들에는 구리, 네오디뮴, 팔라듐, 코발트 등 약 1,8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핵심 광물들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는 폐통신장비가 재활용 업체를 통해 재질별로 처리되었으나, 일부 핵심 광물의 최종 유통 경로를 추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정부와 주요 통신 3사는 폐통신장비의 분류 기준을 정립하고 핵심 광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며, 유통 과정을 명확히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미국, 5조원대 태양광·배터리 프로젝트 자금 확보로 재생에너지 확대 박차
미국의 재생에너지 개발 기업 사이프러스 크리크 에너지가 대규모 태양광 및 배터리 저장 프로젝트에 총 35억 달러(약 5조 3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확보된 자금은 아칸소주에 건설될 스틸 리버 에너지센터의 1단계와 2단계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1.63 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과 1.9 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저장 시스템을 포함한다. 생산된 전력은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한 대형 기술 기업에 공급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 시기 친환경 정책의 후퇴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재생에너지 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 태양광산업협회(SEIA)와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의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신규 설치된 발전 설비의 91%가 태양광과 배터리 저장장치로 이루어졌다. 사이프러스 크리크의 케빈 스미스 최고경영자는 “미국 내 수요 급증 추세를 고려할 때,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자금 조달은 앞으로 더욱 흔한 현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BTi, 넷제로 기준 2.0 공개하며 기업 감축 목표 ‘실행’ 강조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검증을 담당하는 과학기반감축목표이니셔티브(SBTi)가 최근 ‘기업 넷제로 기준 2.0’을 공개하며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SBTi는 이번 신규 기준이 기업의 기후 목표를 단순한 ‘선언’에서 ‘실질적인 실행’으로 전환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사업장, 공급망, 산업 특성, 지역별 감축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두 개 이상의 단기 목표를 설정할 수 있으며, 전체 넷제로 목표는 선택적으로 제시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기준은 기업들이 감축 목표 이행 과정에서 주요 가정과 한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매년 진척 상황을 상세히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특히 고품질 탄소 크레딧은 자체적인 탄소 감축 활동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적인 수단으로만 인정될 예정이다. SBTi는 2027년 1분기부터 새로운 기준에 따른 목표 제출을 받기 시작하며, 2028년 1월 31일 이후부터는 모든 기업의 목표 제출에 기준 2.0이 의무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CDP, 영리-비영리 법인 분리로 환경 공시 서비스 강화
글로벌 환경 공시 플랫폼 CDP가 영리 법인과 비영리 재단으로 조직 구조를 재편성한다. CDP는 최근 영국 투자사 퍼미라(Permira)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후, 상업 법인 ‘CDP’와 비영리 자선단체 ‘CDP 재단’으로 분리된다고 발표했다. 상업 법인 CDP는 기업과 금융기관에 환경 데이터 및 공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게 되며, CDP 재단은 최신 환경 과학 연구를 기반으로 공시 원칙과 방법론을 발전시키는 핵심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CDP 재단은 새로운 상업 법인 CDP의 주요 주주로 남아 이사회에도 참여하게 된다. 이번 분리 절차는 규제 승인 등을 거쳐 향후 6개월 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CDP는 이번 개편을 통해 기술, 인력, 데이터 서비스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투자사 퍼미라의 입장에서는 이번 CDP 투자가 자체적인 에너지 전환 투자 전략의 첫걸음이 된다는 의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