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긴장 최고조: 미군-이란, 이틀 연속 무력 충돌…평화 합의 위기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다.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한 미군의 보복 공습과 이에 맞선 이란의 역공이 이틀 연속 격렬하게 이어지면서, 최근 체결된 종전 합의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도발을 멈추지 않을 경우 대규모 군사 작전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미 국방부 중부사령부(CENTCOM)는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란의 상업용 선박에 대한 계속된 도발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으로 이란 내 군사 목표물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이란의 정찰 인프라, 통신 체계, 방공 기지, 드론 저장 시설 등 총 10곳을 겨냥했으며, ‘군 통수권자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명확히 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직접적인 명령에 의한 보복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중부사령부는 미군 공습 하루 전 이란이 상선 ‘에버러블리호’를 공격한 데 이어, 공습 이후 휴전 합의 준수 기회를 거부하고 오늘 오전 4시 30분(미 동부시간) 파나마 국적 유조선 ‘키쿠호’에 일방적인 공격용 드론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2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싣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 중이던 키쿠호에 대한 공격은 미군의 경계를 더욱 강화시켰다.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상선 통행은 계속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미군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치명적 타격 능력과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부사령부 발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군의 이란 공습 사실을 직접 확인하며 위협 수위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우리가 아주 성공적으로 시작한 일을 군사적으로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 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이란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전면적인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 이란에 대한 강력한 자제 압박을 가했다. 이는 최근 비교적 절제된 표현으로 이란을 압박하던 것과는 달리, 이란의 ‘소멸’까지 언급하며 수위를 한층 격상시킨 발언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강도 경고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맞대응에 나섰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미군의 추가 공습에 대한 대응으로 미군 기지가 주둔한 쿠웨이트와 바레인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의 자제 촉구를 거부하고 정면으로 맞서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IRGC는 미국의 공습을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며, 위반이 계속될 경우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강경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군사적 교전은 전날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벌어졌다. 미군이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보관 시설 등을 타격하자, 이란은 바레인 공습으로 즉각 반격했다. 이는 불과 9일 전인 지난 17일, 양측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며 평화 무드를 조성했던 상황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양측의 무력 대치가 이틀 연속 고조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은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이르면 29일 스위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후속 실무회담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종전 합의 자체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4일 중동 순방 중 29일 또는 30일 미국과 이란 간 후속 실무회담이 스위스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과 이란 모두 낮은 단계의 합의인 MOU 파기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현 대치 상황을 조속히 정리하고 회담을 재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이번 무력 공방이 MOU라는 초기 단계 합의의 내재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미국의 대이란 봉쇄 해제를 골자로 하는 종전 MOU에 합의했으며, 60일간의 후속 협상을 통해 이란 핵포기 및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었다.
특히 이란 비핵화 등 핵심 쟁점들이 후속 협상으로 미뤄지면서 60일이라는 단기간 내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양측은 지난 21일 스위스에서 첫 고위급 협상을 가졌으나, 최근의 군사적 충돌로 평화 프로세스는 심각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