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업계, IT·사이버 보안 투자 대폭 확대…2024년 시스템 마비 교훈 삼아
[서울=글로벌경제뉴스] 지난 2024년, 글로벌 IT 시스템 오류로 국내 항공사들이 겪었던 대규모 서비스 장애 이후, 국내 항공업계가 정보기술(IT) 인프라 강화와 사이버 보안 시스템 고도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발권 및 예약 시스템 마비 사태를 겪으며 운항 안정성과 데이터 보호의 중요성이 부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정보보호 공시 대상 기업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트리니티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은 지난 한 해 동안 IT 및 정보보호 관련 예산을 전반적으로 증액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기업은 특정 부문 투자 비중이 다소 변동했지만, 절대적인 투자 규모와 보안 인력 유지에는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통합 앞둔 대한항공·아시아나, 보안 체계 일원화 박차
합병을 앞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양사 모두 IT 관련 지출을 늘렸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IT 투자액이 3,144억 원에 달해 전년 대비 약 21% 증가했다. 다만 정보보호 분야 투자액은 134억 원으로 소폭 감소하며, 전체 IT 투자 대비 정보보호 예산 비중은 4.3%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 정보보호 전담 인력은 16.8명으로 전년보다 증원되었고, 전체 IT 인력 중 정보보호 담당 인력 비중도 6.7%로 상승했다. IT 인력 감소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특정 프로젝트 완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오히려 내부 보안 인력은 확충되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기존 CISO(최고정보보호책임자)와 CPO(개인정보보호책임자) 겸직 체제를 올해부터 분리 운영하여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내년 공시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IT 투자 규모를 1,410억 원으로 늘렸으며, 특히 정보보호 예산은 61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했다. 전체 IT 지출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은 4.4%를 기록했고, 정보보호 전담 인력 비중도 소폭 증가한 7.6%를 나타냈다. 양사 관계자는 통합 후에는 정보보호 조직과 투자 시스템도 단일 체계로 일원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보안 강화에 집중
저비용항공사(LCC)들 역시 시스템 안정성 강화에 주력하며 IT 및 보안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24년 시스템 장애를 직접 경험했던 제주항공은 지난해 537억 원을 IT에, 22억 원을 정보보호에 투자하며 KISA 공시 대상 LCC 중 가장 높은 투자액을 기록했다. 비록 전년 대비 IT 및 정보보호 투자액이 소폭 감소하고 관련 인력 비중도 하락했지만, 제주항공은 2025년부터는 단순 모의 해킹을 넘어 실질적인 사고 대응 시스템 점검으로 보안 활동의 폭을 넓혔다. 경영진 차원의 정보보호 위험 평가 보고 및 정기 책임자 회의를 신설하는 등 관리 체계도 한층 강화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LCC 중 IT 및 정보보호 투자 수준이 최상위권이며, PC 교체 등 유동적인 항목으로 인해 연도별 투자액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지난 IT 장애 이후 보안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여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진에어는 지난해 IT 분야에 250억 원, 정보보호 분야에 8억 원을 투자하며 전년 대비 두 영역 모두 투자를 확대했다. 정보보호 투자 비중도 3.5%로 소폭 올랐다. 전체 임직원 및 IT 인력 증대에도 불구하고, 정보보호 전담 인력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IT 인력 증가로 인해 정보보호 전담 인력의 비중은 다소 감소했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리니티항공 역시 IT에 473억 원, 정보보호에 13억 원을 투자하며 두 분야 모두 예산을 증액했다. 정보기술 인력도 크게 늘었으며, 정보보호 전담 인력은 내부 5명, 외부 0.5명을 확보했다. 트리니티항공 관계자는 “매년 변화하는 위협 환경을 면밀히 분석해 최적의 보안 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관련 예산을 우선적으로 배정하여 정보보호 시스템 고도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시 한번 상기하면, 2024년 7월 발생했던 광범위한 IT 시스템 마비 사태는 글로벌 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솔루션의 문제로 인해 전 세계 윈도우 기반 시스템이 일시에 멈춰서면서 촉발되었다. 국내에서도 여러 저비용항공사의 발권 및 예약 시스템이 멈추거나 지연되는 혼란을 겪었으며, 이는 항공산업 전반에 걸쳐 IT 운영 안정성과 견고한 정보보호 시스템 구축의 시급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항공사들의 이 같은 적극적인 투자와 노력은 미래의 유사 사고를 방지하고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필수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