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상 첫 과반수 노조 출범… 대규모 파업 예고, 경제적 파장 우려
서울 – 삼성전자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과반수 지위를 확보한 노조가 다음 달 총파업을 예고하며 재계와 국가 경제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노조는 다가오는 23일 대규모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5월 21일부터 18일간의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며, 이로 인해 최대 30조 원에 달하는 생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이하 초기업노조)은 17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과반수 노조 지위 및 근로자 대표권을 획득했음을 선언했습니다. 노조는 현 삼성전자의 높은 실적 전망에 비해 직원들에게 합당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파업의 주된 이유로 들었습니다.
대규모 결의대회 및 18일간의 총파업 계획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오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열릴 결의대회에 3만에서 4만 명의 조합원 참석을 예상하며, 이는 향후 파업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노조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 18일간 파업을 진행할 방침입니다.
최 위원장은 “18일간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설비 백업 등을 고려해도 회사 측에 최소 20조 원에서 30조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삼성전자의 연간 예상 영업이익(약 300조 원)을 감안할 때 하루 약 1조 원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막대한 규모입니다.
‘불가피한 선택’ vs. ‘국가 경제적 파급효과’ 논란
초기업노조는 이번 파업이 국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에 대해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작년 말부터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한 제도 마련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계속해서 일회성 답변으로 일관했다”며, 사측의 진정성 있는 교섭 태도와 선제적인 안건 제시를 촉구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 협상은 지난달 말 노조 측의 교섭 중단 선언 이후 교착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총파업이 생산 차질을 야기하여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과도한 보상 요구가 주주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재 확보는 미래 투자… 불법 쟁의는 없다
노조는 직원의 정당한 보상이 주주 배당을 저해한다는 시각에 대해 “우수 인재 확보는 기업 가치 상승의 핵심 동력”이라며 반박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최근 4개월간 200명 이상의 직원이 SK하이닉스로 이직하는 등 삼성전자 직원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이 비정상적인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초기업노조 위원장 역시 “핵심 인재 유지는 소모적인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라고 역설했습니다.
노조는 전날 사측이 사업장 점거 등 불법 행위 가능성을 이유로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것에 대해, “위법한 쟁의행위는 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법무법인 검토 결과에 따라 정당한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제조 및 기술 인력은 기존 협정상 쟁의 행위 제한 대상이 아니므로 파업 참여가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DS(반도체) 부문의 조합원 비율이 80%에 달하지만,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우선 근무 편성 가능성을 언급하며 안전 시설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블랙리스트’ 논란 인정… 자정 노력 천명
한편, 노조는 앞서 불거진 ‘블랙리스트’ 유출 사건에 일부 노조원이 연관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DS 부문의 높은 조합원 가입률로 인해 일부 부서에서 과열 현상이 있었고, 일부 조합원들이 동료의 가입 여부를 확인한 사실이 있었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행위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며, 회사가 수사 의뢰를 한 만큼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회사에 선제적으로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특정 부서 메신저를 통해 노조 가입 여부가 명시된 명단이 공유된 사실을 확인하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수사를 의뢰했으며, 한 직원이 사내 보안 시스템을 악용해 2만여 회 개인정보를 조회한 사실을 파악해 고소한 바 있습니다.
초기업노조는 이번 요구 사항이 스마트폰, 가전, TV 등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경우 EVA(경제적 부가가치) 기준으로 성과급이 산정되어 실제 흑자에도 불구하고 적자 사업부 취급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며, “성과급 산정 기준이 영업이익으로 변경되면 이러한 불합리한 부분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현재 7만 4천여 명의 조합원을 확보한 초기업노조는 지난 15일 고용노동부의 확인을 거쳐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확보했습니다. 노조는 향후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원천 차단, 조합원 중심의 노사협의회 구성, 그리고 과반 교섭력을 통한 실질적인 처우 개선을 핵심 목표로 삼아 활동을 이어나갈 방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