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할증료 쇼크에 해외여행 ‘멈칫’…국내여행, 때아닌 ‘K-프리미엄’ 특수
국제선 유류할증료 사상 최고…국내 숙소 예약 107% 급증
여행객들, 해외 대신 국내 ‘프리미엄 호캉스’ 선택 늘어
경주·제주 등 지역 거점 리조트 투숙률 90% 돌파, 만실 행진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급등, 전 세계 여행 지형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항공권 가격에 부담을 느낀 여행객들이 해외 대신 국내로 발길을 돌리면서, 국내 숙박업계는 예상치 못한 호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 치솟는 항공료에 해외여행 ‘좌절’…국내여행으로 ‘유턴’ 가속화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의 최신 자료(이달 1일~23일 기준)는 이러한 변화를 명확한 숫자로 보여줍니다. 해외 숙소 예약 건수는 지난 2월 대비 75% 수준으로 급감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감소 폭(82%)보다도 훨씬 가파른 하락세입니다.
반면, 국내 숙소 예약은 2월 대비 107%라는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하며 급격한 반등을 이뤘습니다. 이는 항공권 가격이 일반 소비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강력한 방증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5월 발권된 국제선 항공권에는 유류할증료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되었습니다.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경우, 유류할증료만으로 두 달 새 5배 이상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럽 갈 돈이면 제주도 5성급 호텔에서 일주일 호캉스를 즐기겠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값비싼 비행기 요금을 아껴 국내 숙소의 질을 높이는 ‘실속형 럭셔리’ 여행 방식이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받는 모습입니다.
◇ 지역 거점 리조트 ‘풀부킹’…여름 성수기 방불케 하는 예약률
국내 유입 수요의 가장 큰 수혜는 지방 거점 리조트들이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습니다. 한화리조트의 4월 평균 투숙률은 전년 대비 8%포인트 상승했으며, 특히 경주 지역은 무려 96%의 투숙률을 기록하며 사실상 만실 상태를 보였습니다. 제주(16.2%p↑)와 대천(13.5%p↑) 등 주요 관광지의 지표 또한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켄싱턴리조트와 켄트호텔 역시 4월 예약률이 전년 대비 최대 40%까지 급증했습니다. 다음 달 초 황금연휴 기간 켄싱턴 전 지점의 평균 예약률은 이미 90%를 넘어섰으며, 이는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강원권 설악밸리와 설악비치 같은 체류형 리조트에도 여름 성수기에 버금가는 예약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이미 6월 주말 예약률이 80%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 도심 호캉스도 활기…인바운드와 국내 수요의 시너지 효과
서울과 부산의 주요 호텔들도 견고한 점유율을 유지하며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웨스틴 조선 서울과 명동 일대 호텔들은 90% 안팎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 중입니다. 특히 부산 지역의 강세가 돋보이는데, 롯데호텔 부산과 그랜드 하얏트 제주(제주도 소재)는 각각 투숙률이 전년 대비 약 10%포인트 상승하며 90%에 육박하는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외국인 관광객(인바운드)의 회복세에 더해, 해외여행을 포기하고 국내 ‘호캉스’를 선택한 여행객들이 가세하면서 고물가 상황에서도 호텔업계가 견고한 실적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합니다.
이번 국내 여행 특수는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선택이라기보다는 외부 환경 변화에 따른 ‘반사 이익’ 성격이 강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여름 성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급증한 수요로 인한 국내 숙박비 동반 상승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한 숙박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국면이 지속되는 한 국내 여행 강세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면서도 “이번 기회를 통해 국내 관광의 매력을 확실히 각인시키지 못한다면, 유가 안정 시 다시 해외로 수요를 빼앗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늘어난 고객을 장기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을 넘어, 해외여행 이상의 독창적인 콘텐츠와 프리미엄 서비스 품질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