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 타고 ‘질주’하는 K증시, IT·전력기기株 쌍끌이…기판 종목, 반도체 대장주 추월
서울=연합뉴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구면서, 정보기술(IT)과 전력기기 관련 기업들이 주식 시장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기판 제조사들의 성장세가 눈부신 가운데, 이들의 호실적 발표가 잇따르며 투자 심리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14일부터 24일까지 단 열흘간 코스피 지수가 장중 ‘6천피’를 회복하는 동안 KRX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업종은 기계장비로 나타났다. 이 기간 KRX 기계장비 지수는 1,787.61에서 2,174.94로 21.67% 치솟았다. 이어 IT 지수도 20.09% 급등하며 전체 시장의 상승률(11.48%)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보였다. 반도체(16.28%)와 에너지화학(16.08%)이 그 뒤를 이었다.
KRX 기계장비 지수에 포함된 LG에너지솔루션, 두산에너빌리티 등 대형주 중에서도 전력기기 관련 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은 이 기간 각각 23.93%, 26.40% 상승하며 코스피 상승률을 두 배 이상 초과 달성했다. 효성중공업 역시 16.15%의 상승세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영국 스코틀랜드 전력망 운영사 SPEN과 2,300억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수주 소식도 잇따랐다.
IT 섹터 내에서는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기판 관련 종목들이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LG이노텍은 무려 49.93%, 삼성전기는 38.73% 폭등하며 같은 기간 삼성전자(9.20%)와 SK하이닉스(17.50%) 등 반도체 양대산맥의 상승률을 압도했다. 인쇄회로기판(PCB) 전문기업 이수페타시스 또한 28.15%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LG이노텍은 최근 성능 향상과 탄소 배출 저감을 동시에 이룬 ‘차세대 스마트 IC 기판’ 개발 소식을 전하며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한다. LS일렉트릭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인 1,266억원(전년 동기 대비 44.96% 증가)을 달성했다고 21일 공시했다. 효성중공업도 24일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1,523억원(전년 동기 대비 48.8% 증가)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는데, 비록 시장 전망치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으나 신규 수주액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들 역시 긍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오는 28일, 삼성전기는 30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의 집계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7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5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 역시 영업이익이 37.94% 늘어난 2,76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IT와 전력기기 종목의 ‘진정한 승부’가 2분기부터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H투자증권 이민재 연구원은 “지난주까지 1분기 실적 발표를 끝낸 전력기기주들이 일회성 비용이나 증설 비용, 회계 기준 등의 영향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경향도 있었으나, 신규 수주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큰 폭으로 성장했다”며 “이러한 중장기 수주 트렌드는 견고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BNK투자증권 이민희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AI 추론 투자 사이클이 후반부에 진입한 상태”라며 “소자 및 전공정보다는 후공정 중심으로 무게 이동이 이뤄지면서 기판, 부품, 소재주들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