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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신화 창조자 테드 터너 영면 24시간 뉴스 시대의 영원한 개척자

운영자 by 운영자
2026년 05월 07일
in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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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혁명가 테드 터너 별세, 24시간 뉴스 시대를 개척한 선구자

세계 최초의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 CNN을 설립하며 글로벌 미디어 지형을 혁신한 테드 터너가 향년 87세로 영면에 들었다. 그는 ‘뉴스는 잠들지 않는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전 세계인에게 실시간으로 뉴스를 전달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으며, 미디어 산업의 판도를 뒤바꾼 전설적인 인물로 기억될 것이다.

CNN에 따르면, 터너는 현지 시각 6일 플로리다주 탤러해시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고인은 2018년 루이체 치매 진단을 받은 후 투병해왔으며, 작년에는 폐렴으로 치료를 받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그를 ‘방송 역사의 거장이자 오랜 친구’로 추억하며, ‘필요할 때마다 늘 곁에 있었고, 긍정적인 대의를 위해 기꺼이 헌신했던 인물’이라고 기렸다.

위기 속에서 싹튼 미디어 제국의 꿈

1938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터너는 스물넷의 나이에 부친으로부터 가업인 옥외광고 회사를 승계받았다. 당시 부친은 극심한 우울증과 중독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직후였고, 회사는 막대한 부채에 허덕이는 위기 상황이었다. 주위의 매각 권유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히려 사업 확장을 택하며 남다른 배짱을 보여주었다.

그는 지역 방송국과 스포츠 팀을 연이어 사들이며 사업 규모를 불려나갔다. 그리고 1980년 6월 1일, 방송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대담한 결정을 내렸다. 세계 최초의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 CNN을 세상에 선보인 것이다.

터너는 당시 지상파 3사가 주도하던 미국 방송 시장의 고정된 뉴스 보도 방식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저녁 특정 시간대에만 뉴스가 방영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시절, 하루 종일 뉴스를 송출하겠다는 구상은 파격 그 자체였다. 그는 “저녁 7시까지 일하고 집에 오면 이미 뉴스가 끝난 경우가 많았다. 나와 같은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역사의 목격자’를 만들다: CNN 효과의 탄생

CNN은 ‘뉴스는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기조 아래, 사건 발생 즉시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하는 혁신적인 보도 방식을 도입했다. 전 CNN 기자 리사 나폴리는 저서 <업 올 나이트>에서 터너가 ‘미국인들이 정보 부족으로 무지에 빠지는 것을 안타까워했다’고 기술했다. 터너 자신도 “텔레비전만큼 다양한 관점을 전달하는 데 효과적인 매체는 없다”며 뉴스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그가 스스로 ‘뉴스 사업에 문외한이었다’고 인정했지만, 초대 사장 리즈 숀펠드 등 뛰어난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채널의 성장을 이끌었다.

설립 초기 CNN은 막대한 적자와 회의적인 시선에 직면했지만, 베를린 장벽 붕괴, 톈안먼 사태, 존 레넌 피살 사건 등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며 언론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1991년 걸프전의 전 세계 생중계였다. 전쟁이 실시간으로 지구촌에 전달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고, 당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중앙정보국(CIA)보다 CNN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는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처럼 CNN의 현장 중심 생중계는 ‘CNN 효과’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이는 실시간 글로벌 뉴스 보도가 국제 여론과 외교, 정치적 결정에까지 미치는 영향력을 의미하며, BBC 월드, 알자지라, 폭스뉴스 등 오늘날 수많은 글로벌 뉴스 채널의 모범이 되었다.

걸프전 보도로 시청률과 수익이 급증했을 때, 터너는 “전쟁으로 돈을 벌고 싶지 않다. 피 묻은 돈은 원치 않는다”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1991년, 그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으로부터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다. 타임지는 그를 “사건의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전 세계 시청자들을 역사의 생생한 증인으로 만든 인물”로 극찬했다.

거침없는 미디어 거인의 삶과 유산

터너는 방송사 경영에 엄청난 열정을 쏟아부었던 인물로 기억된다. 그는 “20년간 사무실에서 살았고, 그중 10년은 소파에서 잠들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CNN은 옛 직원들의 증언을 인용해 그가 “가끔 목욕가운 차림으로 뉴스룸을 활보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사업 행보가 늘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1996년 자신의 기업을 약 75억 달러에 타임워너에 매각하고 부회장직을 맡았으나, 2000년 타임워너와 인터넷 기업 AOL의 야심 찬 합병은 닷컴 버블 붕괴와 맞물려 미디어 역사상 최악의 실패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AOL-타임워너는 2002년에만 99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터너는 이듬해 부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거침없는 언변과 대담한 투자 스타일로 ‘미디어 업계의 승부사’로 불렸던 터너는, 계약서를 끝까지 읽지 않는다는 일화가 전해질 만큼 직관적인 경영인이었다. 그는 기존 언론의 관습에 과감히 도전하며 거대한 미디어 제국을 건설했다. 세 번의 결혼과 여러 논란, 그리고 정치적 발언으로 늘 대중의 이목을 끌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10억 달러를 유엔에 기부하고 환경 보호 및 핵 폐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CNN의 명진행자 래리 킹과의 인터뷰에서는 “선한 일을 많이 할수록 더 많은 부가 돌아온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하며 그의 독특한 철학을 드러내기도 했다.

테드 터너는 단순히 거대한 미디어 기업을 일군 사업가를 넘어, 뉴스의 본질과 전달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아낸 진정한 혁명가였다. 그가 남긴 유산은 오늘날에도 전 세계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국제 사회의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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