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본사 ‘이자놀이’ 차단 나선 정부…정책자금 부당대출 전액 회수, 가맹사업법 개정 등 전방위 대책 발표
저리 정책자금으로 가맹점에 고금리 대출…명륜당 사례 계기 대책 마련
정책금융기관 관리 강화, 대부업 규제 확대…비필수 품목 강요 시 징벌적 손배 도입
정부가 국책은행의 저금리 정책자금을 빌려 가맹점주에게 고금리로 재대출하는 등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의 부당한 금융 행위에 대해 강력한 칼을 빼 들었다. 소상공인의 절박함을 이용한 ‘이자놀이’를 근절하고, 프랜차이즈 산업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대책이 발표됐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0일, 이른바 ‘명륜당 사태’와 유사한 사례들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가맹본부의 부적절한 대출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정책자금 공급 제한, 대부업 규제 강화, 정보공개서 확대, 가맹사업법 개정 추진 등 다각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저리 정책자금 빌려 ‘이자 장사’…실태조사로 드러난 부당 관행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가 저금리 정책자금을 활용해 가맹점주들에게 고금리 대출을 제공하는 불공정한 구조가 명확히 드러났다.
대표적인 사례로 ㈜명륜당은 산업은행(790억 원), 기업은행(20억 원), 신용보증기금(20억 원) 등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연 3~6%대의 매우 낮은 금리로 총 83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이 자금은 명륜당 대주주가 설립한 14개 특수관계 대부업체를 통해 ‘명륜진사갈비’ 및 ‘A사’ 가맹점주들에게 인테리어 비용 충당 등의 명목으로 연 12~18%의 고금리로 다시 대출되었다. 총 대출 규모는 약 899억 원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특수관계 대부업체들은 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을 회피하기 위해 총자산을 100억 원 미만으로 유지하며 사업체를 여러 개로 분할 등록하는 ‘쪼개기 등록’ 수법을 사용한 정황이 포착됐다. 또한 명륜당 가맹점주들은 육류 등 필수 품목 납품 대금에 대출 원리금을 포함하여 본사에 지불했고, 본사는 이를 대부업체에 대신 상환하는 복잡한 방식으로 대출이 이루어져, 가맹점주들이 실제 상환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또 다른 사례로 ㈜B사는 신용보증기금 보증을 통해 은행권에서 연 4% 금리로 12억 원을 조달했다. 그러나 이 자금은 대표가 설립한 특수관계 대부업체와 함께 가맹점주 112명에게 총 114억 원을 연 13%의 고금리로 빌려줬으며, 이 과정에서도 대부업 ‘쪼개기 등록’이 의심되는 정황이 확인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소상공인의 절박함이 누군가의 사업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가맹점을 대상으로 한 ‘돈놀이’는 단호히 철퇴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부당 대출 가맹본부, 정책자금 지원 전면 제한
정부는 이러한 부적절한 여신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정책대출 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은 가맹본부에 대한 신규 대출 및 보증 심사, 자금 용도 외 유용 여부 점검, 만기 연장 시마다 가맹점 대상 대출 보유 여부 및 조건을 면밀히 확인하게 된다.
특히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한 고금리 대출 등 부적절한 여신 행위가 적발될 경우, 해당 가맹본부에는 신규 정책자금 지원이 전면 제한되며, 기존 대출이나 보증 건은 만기 연장이 불허되거나 분할 상환이 강제될 수 있다.
또한 불법적인 ‘쪼개기 등록’ 유인을 없애고자, 기존에는 금융위원회 등록 대부업자에게만 적용되던 총자산 한도 규제를 지자체 등록 대부업자에게까지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쪼개기 등록’이 의심되는 경우, 금융감독원이 지자체 등록 대부업체에 대해서도 직권으로 검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대부업법 개정도 추진된다.
명륜당, 정책자금 전액 회수 및 대출금리 인하…정보공개 확대
이번 조치에 따라 문제가 불거졌던 명륜당은 산업은행 등에서 이용했던 정책자금을 전액 상환했으며, 가맹점주들에게 제공했던 대출 금리도 최고 연 18%에서 4.6%로 일괄 인하 조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 희망자들이 사업 준비 단계에서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서 제도를 개편한다. 신용 제공 및 알선 내역을 개설 단계와 운영 단계로 명확히 구분하여 명시하도록 하며, 대출 금리, 상환 방식, 상환 조건, 가맹본부와 신용 제공자 간의 관계 등 핵심 정보가 추가적으로 기재된다.
더불어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의 대출 원리금을 대신 납부하는 특수한 상환 구조에서는 차주가 실제 상환 현황을 알기 어려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 금융사가 가맹점주에게 원리금 납부 여부 등을 직접 통보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한편, 가맹본부가 필수적이지 않은 상품까지 가맹점주에게 강요할 경우,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발생한 손해의 최대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가맹사업법 개정도 추진된다. 이번 정부의 강력한 의지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영세 가맹점주들이 부당한 금융 관행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