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특별조사팀, ‘김건희 여사 명품백’ 관련 전 부위원장 수사 의뢰…’대통령 관저 회동’ 등 쟁점
서울, 대한민국 – 국민권익위원회(이하 위원회)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처리 과정에 대한 특별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당시 정승윤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을 사법 당국에 수사 요청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는 정 전 부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당시)과 대통령 관저에서 비공식적으로 만난 징후, 그리고 사건 종결에 반대했던 담당 국장의 사망과 연관된 ‘직장 내 괴롭힘’ 정황 등을 포함하고 있다.
정일연 권익위원장은 지난 8일, 지난 3월 16일부터 54일간 활동한 ‘위원회 정상화 추진 태스크포스(TF)’의 운영 결과를 공개했다. 이 특별팀은 국회와 언론에서 제기된 김건희 여사 사건 외에도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 청탁 의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헬기 이송 특혜 논란’, 유철환 전 권익위원장의 ‘대웅제약 민원 셀프 접수’ 등 주요 사안들의 처리 과정을 재검토했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 개입 의혹과 대통령 관저 회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승윤 전 부위원장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하여 담당 부서의 의견을 묵살하고, 판단을 유보하거나 추가 보완을 지시하며 사건 종결을 지연시킨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청탁금지법상 신고 처리 기한인 2024년 3월 18일을 앞두고 정 전 부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등과 심야에 대통령 관저에서 약 한 시간 동안 비공식적으로 만난 사실이 드러나, 이는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TF는 결론 내렸다.
정일연 위원장은 “전 사무처장이 대통령 관저에서 사건 관련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명품 가방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와의 접촉 자체가 부적절하며, 그 과정에서 다른 청탁이 있었는지 의심돼 수사를 의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관련 전원위원회 회의가 열리기 불과 두 시간 전에 정 전 부위원장이 권익위 정무직 및 상임위원들을 대상으로 비공식 회의를 소집하여 사건의 종결 방향을 직접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담당 부서가 작성해야 할 의결서를 정 전 부위원장이 직접 작성하며 상정 안건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과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은 사항들을 추가한 징후도 확인됐다. 김건희 여사는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로부터 약 300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위원회는 2024년 해당 사건을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종결했으나, 이후 ‘봐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TF는 이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사건 종결 반대 국장의 비극과 ‘직장 내 괴롭힘’ 정황
또한, 해당 사건 종결에 반대하다가 순직한 김 모 전 권익위 부패방지국장의 죽음에도 정 전 부위원장이 연루된 정황이 확인됐다. 이 사건의 실무 책임자였던 김 국장은 사건 종결 두 달 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유족이 공개한 유서를 통해 권익위의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겪었던 극심한 정신적 고통이 드러났다.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김 전 국장의 순직을 인정했다.
TF는 정 전 부위원장이 사망한 김 국장의 회의 발언권을 제한하고 주요 사건 관련 업무에서 배제했으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근거로 비난한 징후 등을 파악했다. 이에 TF는 정 전 부위원장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현재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정 전 부위원장 측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 위원회 차원에서도 고인과 유가족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기로 했다.
정일연 위원장은 “(김 국장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이 많았으나 밝혀지지 않았다”면서도, “명품 가방 사건 처리 과정에서 전 사무처장과 다른 의견을 가졌던 국장이 많은 불이익을 받았고, 구체적인 내용은 매우 많아 일일이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류희림 전 방심위원장 민원 사주 의혹 및 이재명 대표 헬기 이송 논란 재조명
한편, 윤 전 대통령 관련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류희림 전 방심위원장이 가족·친척·지인 명의로 수십 건의 민원을 제기하게 하고, 해당 언론사들에 과도한 과징금과 징계를 부과했다는 이른바 ‘민원 사주’ 사건에서도 정 전 부위원장의 개입 정황이 드러났다. TF는 담당 부서가 감사원과 경찰청 등 외부 기관으로 사건을 이송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음에도 정 전 부위원장이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원위원회 안건에 분과위원회의 판단 내용과 결론을 포함하지 않도록 부당한 지시를 내린 정황도 확인됐다. TF는 류 전 위원장 등이 이해충돌방지법상 사적 이해관계자 신고 의무를 불이행한 정황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대표 시절 부산 방문 중 흉기 피습을 당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헬기 이송 특혜’ 논란과 관련해서도 정 전 부위원장이 전원위 안건에 없는 내용을 의결서에 포함시켜 행동강령 위반 통보를 강요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초 담당 부서는 부산소방본부 직원에 대한 ‘제도 개선’ 의견을 냈으나, 정 전 부위원장이 이를 ‘행동강령 위반’으로 처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TF는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 간의 전원 및 헬기 이송이 양 병원의 공식적인 협의와 권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다는 추가 진술을 확보하고, 기존의 ‘행동강령 위반’ 판단이 부적절했다고 정정했다. 위원회는 유감 표명과 함께 향후 사건 처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유철환 전 위원장 관련 비위 및 대웅제약 민원 부당 지시 확인
유철환 전 위원장의 민원 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유 전 위원장이 자신의 부친 지인인 민원인을 세 차례 만나 청탁을 받고 담당 국장에게 민원 처리 방향을 제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담당 국장은 이미 각하된 민원이 재접수된 사실을 알고도 민원 처리 부서와 조사관을 여러 차례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TF는 유 전 위원장 등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및 부정청탁에 따른 직무 수행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메디톡스와의 분쟁에서 패소한 대웅제약이 권익위에 제기했던 고충 민원과 관련하여, 이미 각하된 민원을 위원회가 수차례 재접수한 이른바 ‘대웅제약 셀프 접수’ 사건에서도 부당 지시 정황이 확인됐다. TF는 당시 담당 국장이 고충 민원 조사 권한이 없는 전문위원에게 조사를 지시하고, 비공식적으로 작성된 제도 개선안을 고충 민원 의결서에 반영하도록 민원 담당 과장에게 지시한 정황을 포착하여, 해당 국장을 고발하고 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TF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회의 운영, 사건 처리, 민원 처리, 인사 운영 등 네 가지 분야에 대한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고발·징계 요구와 제도 개선 등 후속 조치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승윤 전 부위원장, “정치 탄압”이라며 강력 반발
이러한 TF의 조사 결과에 대해 정승윤 전 부위원장은 “정치 탄압 중단을 요구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정 전 부위원장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과 관련하여 “현행법상 공직자의 배우자가 금품을 수수한 경우 청탁금지법에 처벌 조항이 없으며, 대통령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라 청탁금지법 처벌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종결 결론을 유지한 TF의 판단은 “죄형법정주의에 따른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한 결론”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전원위원회 위원 15명의 표결로 결론이 도출되었고, 결정문 또한 전원위에서 처리되었다”며, 자신이 다수의견을 대표해 결정문을 직접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심야 관저 회동 의혹에 대해서는 “사건 접수 이후 권익위원장 직무대리 기간 동안 국무회의에 참석했으며, 사무처장으로서 업무차 대통령실을 수시로 방문했다”며, “시급을 요하지도 않는 일로 야간에 대통령을 만나 의논했다는 주장은 헛웃음만 나올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 전 국장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서는 “고인에게 핵심 보직인 운영지원과장과 부패방지국장 전담 직무대리를 맡겼을 정도로 신임과 신뢰가 각별했다”며, “갑질 주장은 모두 소설이며, 고인의 죽음을 정치의 굿판으로 악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 ‘헬기 이송 특혜 논란’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에게 적용되는 행동강령이 별도로 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명품 가방 사건과 동일한 법리에 따라 이재명 대표에게도 행동강령 위반이 아니라고 전원위원회에서 표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부산광역시 교육감 선거에 개입하려는 정치 공작이자,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말살하는 국가 폭력”이라며, “‘우리 편 무죄, 상대편 유죄’가 판치는 독재 정권의 행태에 항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