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갈등 심화: 동행노조, 과반 노조에 “공정 대표 의무 준수” 촉구 및 법적 대응 경고
서울 – 삼성전자 내부의 노조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이하 동행노조)’이 사측과의 교섭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을 향해 공정 대표 의무 준수와 교섭 정보 투명한 공개를 강력히 요구하는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 만약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오는 17일 예고된 삼성전자 총파업을 2주 앞두고, 최근 초기업노조 및 전삼노와 함께 구성했던 공동투쟁본부에서 탈퇴를 선언했던 동행노조가 이처럼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노조 간 불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동행노조는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가 그간 자신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심지어 모욕적인 언사를 사용하며 비하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교섭 정보 공유 및 차별 금지 요구
동행노조는 지난 6일 초기업노조와 전삼노에 전달한 공문에서 “교섭 정보 공유 및 조합원에 대한 차별 대우 금지 등 공정 대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명시했다. 동행노조는 비록 공동 교섭단 참여를 종료했으나, 이것이 교섭 대표 노조인 양 노조가 부담하는 공정 대표 의무의 면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교섭 과정 및 그 결과에 대한 내용을 다른 노조들과 공유해야 할 법적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문을 통해 동행노조가 구체적으로 요구한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회사 측과의 교섭과 관련된 상세 진행 경과 ▲회사 측이 제시한 안건 및 초기업노조와 전삼노의 수정 요구안 전문 ▲동행노조의 의견 수렴 절차 마련 ▲향후 교섭 일정 및 주요 쟁점 사항 공유 ▲초기업노조의 공식적인 사과 및 즉각적인 비하 행위 중단이다.
“과반 지위 남용 및 모욕적 언행 지속” 주장
동행노조는 과거 초기업노조가 과반 노조로서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여 동행노조의 목소리를 고의로 무시하고 배제했으며, 형법상 모욕에 해당할 수 있는 비하 발언들을 지속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초기업노조가 동행노조를 ‘사측 대변 노조’ 또는 ‘회사 친화적 노조’로 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러한 갈등의 한 단면으로, 지난 3월 초기업노조의 SNS 채널에서 이견을 제시한 일부 조합원들에게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동행노조 소속이냐”고 질문하며 이들을 제명 조치한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행노조는 이러한 행위들이 단순한 노조 내부의 갈등을 넘어 자신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8일 정오까지 회신 요구, 불응 시 법적 조치 예고
동행노조는 오는 8일 정오까지 양 노조의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공문 수령 이후 합리적인 사유 없이 교섭 정보나 상황 공유를 거부하거나, 동행노조 조합원들을 향한 불이익 발언이나 비하 행위가 지속될 경우, 노동위원회에 시정 신청을 제기하고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와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현재 약 2,300여 명의 조합원이 소속된 동행노조는 그 구성원 중 70%가 가전, 스마트폰, TV 등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 중심의 성과급 요구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는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면서, DX 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초기업노조 탈퇴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때 7만6천 명을 넘어섰던 초기업노조 가입자 수는 7만3천 명대로 감소했으며, DX 부문 직원 중심의 새로운 노조 설립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백순안 동행노조 정책기획국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는 노조 간의 단순한 다툼이 아니라 정당한 요구를 위한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DX 부문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전 직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복지 및 복리후생 분야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삼성전자 내부 노조 간의 긴장 고조는 다가오는 총파업 국면에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