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쿠팡 물류센터 대형 화재, 내부 관계자 증언으로 안전 불감증 논란 증폭
인천 서해구, 2026년 7월 19일 – 인천 서해구에 위치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이틀째 좀처럼 진압되지 못하며 장기화되는 가운데, 화재 확산의 주된 원인으로 내부 방화 시스템의 기능 불량과 물류센터의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가 거론되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현장 근무자의 증언과 노동조합의 강도 높은 비판 성명이 이어지면서 기업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방화벽 무용지물 논란…경보에도 작동 전무
이번 화재의 최초 발화 지점으로 알려진 6층에서 1년 이상 근무한 현장 관계자 A씨는 19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물류센터 내 방화 시스템의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6층은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각 구역에는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내려와 불길 확산을 막아야 하는 방화 셔터(방화벽)가 설치되어 있다. 그는 “직원들은 유사시에 대비해 셔터 주변에 물건을 적재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놀라운 증언을 이어갔다. “가끔 소방 설비 오작동으로 경보음이 울릴 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방화 셔터가 실제로 내려오는 것을 단 한 차례도 본 적이 없다”고 밝히며, 주변 동료들 역시 같은 의견이라고 전했다. 그는 “만일 해당 설비가 정상 작동했다면 지금과 같은 대규모 확산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지배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빽빽한 상품 적재, 스프링클러 무력화 가능성 제기
A씨는 스프링클러 시스템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6층 내부는 복층식 선반 구조로 되어 있으며, 모든 상품이 박스에 담긴 채 빈틈없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다”고 현장 상황을 묘사했다. 이 같은 상태에서는 스프링클러에서 살수되는 소화 용수가 진열된 상품 박스에 가로막혀 불길의 초기 진압이 사실상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A씨는 “진열된 상품을 담은 박스 자체가 인화성이 높은 종이 재질인데다, 스프레이 등 폭발 위험이 있는 가연성 제품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화재 확산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재 발생 시각인 18일 오전 6시 54분경은 오전 4시부터 8시까지의 비근무 시간대였으므로, 불길의 초기 발견과 초동 대응이 지연되어 ‘골든타임’을 놓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추정도 나왔다.
잦은 전기 문제와 누전 이력…”언젠가 터질 일이었다”
A씨는 화재가 발생한 6층 구역에서 평소에도 이상 징후가 감지됐다고 증언했다. “가끔 전선이 타는 듯한 냄새가 자주 났던 곳이었다”며 “근무자들 사이에서도 ‘언젠가 불이 날 것 같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던 장소”라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문제를 관리자에게 보고했지만, “시설팀과 안전팀이 현장을 방문하는 것을 보긴 했으나,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A씨는 지난 4월에도 해당 센터에서 누전 사고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언급했다. “당시 업무 시작이 지연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출근해보니 관리 직원으로부터 누전 사고가 있었다는 설명을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근무자들이 출근 후 담배나 라이터 등 인화성 물질 소지가 엄격히 금지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화재 역시 누전으로 인한 발화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 “메자닌 구조는 화재 취약…쿠팡은 과거 교훈 망각” 강력 비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이번 화재 사태와 관련해 즉각 성명을 발표하며 쿠팡을 강력히 규탄했다. 노조는 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의 복층식 선반 구조(메자닌)가 화재에 매우 취약하며, 건축법상 작업 공간으로 활용될 경우 불법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2021년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에도 이미 문제가 되었던 부분임을 강조하며, 쿠팡이 비용 절감을 위해 안전 취약 구조를 고집해왔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다시 반복된 물류센터 화재를 보며 덕평물류센터 참사의 교훈이 과연 있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철저한 발화 원인 진단과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쿠팡 측이 화재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을 위로하기는커녕 인근 물류센터로 출근을 통보하는 등 “노동자 안전보다 ‘로켓배송’이라는 기업 이윤에만 혈안이 된 듯한 무책임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현장 노동자들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유급 휴가 지원 및 전환 배치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인천 서해구 석남동에 위치한 해당 물류센터에서는 화재 발생 35시간이 넘도록 진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연면적 29만9천㎡에 지상 8층 규모인 이 센터의 6층에서 시작된 불은 7층까지 번진 상태로, 추가적인 인명 피해 없이 진화가 완료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며, 이번 화재를 계기로 물류센터 안전 관리 실태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