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 홈플러스, 자금 지원 난항에 존폐 위기…메리츠와 ‘보증’ 이견 충돌
서울, 대한민국 – 국내 주요 대형마트 체인인 홈플러스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긴급 운영 자금 지원을 거듭 요청하고 나섰다. 그러나 양측은 필요한 ‘이행 보증’ 방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가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었다. 메리츠 측은 배임 우려 등을 해소할 확실한 보증 장치를 요구하는 반면, 홈플러스는 현실적인 한계를 호소하며 다른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절박한 호소: 운영 자금 고갈, 67개 매장도 위태
홈플러스는 지난 17일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현재 운영 중인 67개 점포마저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운영 자금 고갈로 인해 기업 회생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4월분 급여 지급이 불가능했던 데 이어, 다가오는 5월분 급여 역시 미지급될 위기에 처하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0일 전체 104개 대형마트 중 37개 매장의 영업을 잠정 중단하는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구 노력을 기울여왔다. 슈퍼마켓 부문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었으나, 잔금 입금까지 약 두 달이 소요될 예정이어서 현재 당면한 위기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이에 홈플러스는 메리츠 측에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 입금 전까지 필요한 브릿지론 또는 회생 완료 시까지 구조 혁신을 위한 긴급 운영 자금(DIP 대출) 지원을 간곡히 요청해왔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메리츠가 거의 모든 주요 자산을 담보신탁으로 확보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운영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현시점에서 긴급 자금을 대출해줄 수 있는 유일한 주체는 메리츠금융그룹”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현재 남아있는 67개 매장마저 영업이 중단될 경우 유통 기업의 특성상 정상화가 거의 불가능하며, 이는 곧 회생 절차 중단과 청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리츠의 신중론: 배임 우려와 이행 보증 요구
반면 메리츠금융그룹은 홈플러스 측의 브릿지론 요청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에 착수했으나, 배임 가능성 등을 고려해 확실한 이행 보증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는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가 불투명한 현 상황에서 경영진의 배임 논란을 피하고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측의 연대보증과 같은 강력한 보증 장치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앞서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메리츠금융그룹이 후순위 채권자 보호 없는 DIP 대출을 강행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반발한 바 있어, 메리츠로서는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주 브릿지론 제공을 검토하면서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이행 보증을 요청했으나 거부된 상태”라고 밝히며 협상 난항을 시사했다.
홈플러스의 반박: “지원 외면과 다름없다”
홈플러스 측은 메리츠가 제시한 연대보증 요구를 수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사모펀드(PEF) 특성상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연대보증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미 주주사 임원들이 개인 보증과 주택 담보 등을 제공하면서 더 이상 보증을 제공할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홈플러스는 신탁 부동산에 대한 후순위 수익권에 대한 질권 설정을 대안으로 제안했으나, 메리츠는 이 방안에 동의하지 않아 브릿지론 시행 검토는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측은 “메리츠는 이미 1조 2천억 원 규모의 대출에 대해 4조 원에 달하는 68개 점포 부동산을 담보로 확보하고 있고, 회생 절차 이후 진행된 자산 매각 대금 역시 우선 변제받을 수 있는 구조”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운영 자금을 위한 2~3개월 초단기 대출에까지 개인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회생 기업 운영 자금 지원을 외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회적 피해 경고하며 ‘전향적 결단’ 촉구
홈플러스는 기업 청산으로 이어질 경우, 채권액을 넘어서는 자산을 담보로 확보한 메리츠는 채권액을 모두 회수할 수 있겠지만, 후순위 채권자의 채권 회수율이 크게 낮아지는 것은 물론 수만 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고용 불안정, 입점주들의 피해, 지역 상권의 급격한 위축 등 광범위한 사회적 파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홈플러스 측은 “메리츠금융그룹이 사회적 책임 부분을 고려하여 포용적 금융기관으로서 전향적인 결정을 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강조하며, 조속한 합의를 통해 기업 회생의 길을 열어줄 것을 촉구했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홈플러스의 운명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최종 결정에 달려 있는 형국이다.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