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청년 일자리 그림자 드리우다: IT·전문직 20대 고용 급감, 50대는 증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이 국내 주요 산업의 고용 지형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으며, 특히 정보기술(IT) 및 전문·과학·기술 서비스 분야에서 청년층의 일자리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장년층 고용은 상대적으로 견조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세대 간 고용 불균형 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년층에 집중된 고용 한파
1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의 월평균 취업자 수는 총 251만 98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262만 7600명 대비 약 10만 7800명(4.1%) 감소한 수치다.
개별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은 1년 만에 8만 8000명(6.0%) 줄어든 138만 7900명을 기록했으며, 정보통신업 역시 1만 9800명(1.7%) 감소한 113만 1900명으로 나타났다. 이 두 산업군은 AI 기술 도입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대표적인 분야로, 자동화에 따른 인력 구조 변화가 수치로 명확히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업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컴퓨터 프로그래밍, 정보서비스업 등이 포함되며,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에는 연구개발(R&D), 건축·엔지니어링, 법무·회계 서비스 등이 속한다.
20대 취업자 감소분, 전체의 70% 차지
특히 연령대별 고용 감소폭에서는 20대 청년층의 피해가 두드러진다. 해당 두 업종에서 20대 취업자 수는 지난해 1분기 48만 400명에서 올해 40만 4200명으로 7만 6200명이나 줄어들었다. 이는 전체 감소분(10만 7800명)의 70.7%에 달하는 압도적인 비중이다. 30대 또한 3만 1500명 감소하여 84만 5800명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25세에서 29세 사이 연령층에서만 6만 3100명의 일자리가 사라져 청년층 내에서도 특정 연령대가 특히 큰 타격을 받았음이 확인됐다.
50대 이상은 오히려 고용 증가, 비중도 확대
이와 대조적으로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는 고용 증가세가 관찰됐다. 50대 취업자는 두 업종 합산 기준 1만 8700명 늘어난 41만 7500명을 기록했으며, 60대 이상 역시 3000명 증가한 18만 300명을 나타냈다. 다만 50대의 고용 증가는 정보통신업에 집중된 반면,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에서는 5400명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정보통신업에서 20대는 4만 6700명 줄었지만, 30대는 8800명 늘어 업종별로 상이한 흐름을 보였다.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의 경우 20대와 30대가 모두 감소해 전반적인 연령대의 하락세가 더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전체 취업자 내 연령대별 비중을 보면 이러한 변화는 더욱 선명하다.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에서 2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8.3%에서 올해 1분기 16.0%로 2.3%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50대 이상 연령층의 비중은 같은 기간 21.9%에서 23.7%로 상승하며 고령화와 AI 기술 도입이 맞물린 새로운 노동시장 변화를 시사했다.
업계 “AI 활용할 수 있는 시니어 인력 선호”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AI 확산으로 인한 인력 수요 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정보통신업계 전문가는 “AI가 처리할 수 있는 업무 범위가 넓어지면서, 단순히 지시받은 업무를 수행하는 주니어급 인력의 필요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이제는 AI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지시하고 관리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력, 즉 ‘일을 시키는 사람’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AI 에이전트 기능을 기획하고 설계할 수 있는 시니어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훨씬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AI 시대에 필요한 핵심 역량이 단순 코딩이나 반복 업무 수행에서 문제 해결, 전략 수립, 시스템 설계 등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데이터는 AI 기술 발전이 초래하는 노동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특정 연령대,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에게 더욱 가혹하게 다가올 수 있음을 경고한다. 기업들이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인재상과 채용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청년층 역시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발맞춘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