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콘텐츠 심의 기구, 독립성 훼손 우려 속 새 수장 출범
새롭게 재편된 미디어 콘텐츠 심의 기구의 수장이 취임하며 주요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고광헌 위원장은 지난 16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돌입했으며, 사무총장에는 송요훈 전 MBC 부장을 선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인사를 두고 기관의 독립성 및 공정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당 기구는 본래 정치적 간섭을 배제하고 독립적인 민간 운영을 지향해왔습니다. 그러나 현 집권 세력은 정권을 장악한 이후 관련 법규를 개정, 위원장을 국회 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바꾸고 위원장 탄핵 조항까지 신설하는 등, 사실상 국가 행정 기구의 성격으로 변모시켰습니다. 이는 해당 기구를 정치적 통제 하에 두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주요 임무는 특정 정파에 기울어진 보도나 허위 정보를 걸러내고 이에 대한 제재 권한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관의 성격이 민간에서 사실상 정부 기구로 바뀌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짜 뉴스 통제’라는 명분을 내세워 방송, 인터넷, 유튜브 등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검열이 강화될 수 있다는 깊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관의 공정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중립적인 인사의 임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선임된 위원장의 과거 이력은 이러한 중립성 요구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는 과거 현 집권 여당의 비례대표 후보를 지망했으며,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인물입니다. 더욱이 천안함 좌초설이나 2012년 대선 부정 선거론과 같은 논란이 많은 음모론을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한 전력이 있어, 허위 정보를 걸러내야 할 기관의 수장으로서 적절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위원장이 선임한 사무총장 역시 정치 및 언론 보도에 대해 뚜렷한 편향성을 드러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유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에 대한 언론 보도를 ‘선전 선동식 마녀사냥’으로 비판하며 관련 저서를 출간했습니다. 또한, 최근 유류 상한제 이후 차량 운행이 증가했다는 방송 보도에는 ‘반정부적 방송’이라는 날 선 비난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특정 정치인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 문제에 대해 ‘일정 부분 일리 있는 지적’이라며 제도 보완을 지시했다는 점 또한 논란을 키웁니다. 언론의 정당한 보도마저 특정 세력의 시각에 부합하지 않으면 ‘마녀사냥’이나 ‘반정부 방송’으로 치부하는 인물이 과연 공정한 심의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집권 세력은 과거 정부 시절 방송통신 관련 위원회들이 정치적 독립성을 상실하고 정권의 방어막 역할을 했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비판의 연장선상에서라면 더욱 전문성과 중립성을 갖춘 인사를 임명하는 것이 마땅하나, 오히려 특정 정파에 깊이 경도된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미디어 콘텐츠 심의가 객관적인 사실보다 특정 정파의 이익을 우선시하게 된다면, 이는 결국 정권에 의한 표현의 자유 침해이자 검열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