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교육감 선거, 교육 본질 잃고 정치 대리전으로 변질 우려
[부산] 다가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교육감 선거의 양상이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후보자들의 출마 선언 자리가 교육 현장의 미래 비전이나 학생들의 학습권 증진 방안보다는, 일반 정치 쟁점과 여야 공방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8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한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은 이러한 우려를 가중시켰다.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정승윤 교수는 교육감 출마를 선언하며 검은 넥타이를 매고 단상에 섰다. 그는 “오늘은 법치주의 사망일입니다”라는 강도 높은 발언과 함께 현장에서 삭발까지 감행하며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회견장은 일순간 정치 집회를 방불케 하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하지만 이날 회견의 초점은 정작 교육 현장의 핵심 의제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학생들의 교육 환경 개선, 교권 신장, 미래 교육 방향성 등 교육 본연의 논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김건희 여사, 이재명 대표 등 주요 정치 인사의 실명과 특정 고가 시계 언급 등 중앙 정치 이슈들이 주를 이 이루며 회견장 분위기를 압도했다.
이러한 현상은 교육감 선거의 본질이 퇴색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육감은 특정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리가 아닌, 미래 세대의 교육을 책임지고 공정하며 혁신적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중대한 책무를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자들의 정책 발표와 공약 제시가 아닌, 자극적인 정치적 발언과 퍼포먼스가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교육감 선거가 아닌 정치 대리전’이라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들은 “교육감 선거가 정치 논리에 휘둘리면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육의 중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며 “후보자들이 교육 철학과 정책 경쟁에 집중하여 유권자들이 교육 전문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부산 교육감 선거가 과연 학생과 교실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장이 될지, 아니면 단순한 정치적 공방에 그칠지 지역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이 내세우는 교육 비전과 정책을 냉철하게 평가하고, 진정한 교육 현장의 수장을 가려내야 할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