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넘어 ‘상생’ 추구하는 농협, 고령화·디지털 소외 막는 금융 울타리 자처
농협이 이윤 추구라는 전통적인 금융사의 잣대를 넘어, 농업인과 지역 사회의 실질적인 편익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포용 금융’의 선두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고령화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금융 소외 현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농협은 농촌 지역의 든든한 금융 울타리 역할을 자처하고 있어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농협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히 금융 상품 판매를 넘어선다. 경제적 효율성만을 좇는 대신, 지역 주민들의 삶에 깊숙이 뿌리내려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농협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농축협은 전체 점포 중 수도권 비중이 25.4%에 불과해 시중 은행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는 농협이 전국 각지, 특히 비수도권 지역에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현재 영남에 1,159개, 호남에 789개, 충청에 743개 등 전국적으로 4,867개의 영업점을 운영하며 각 지역 경제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나아가, 시중은행들이 자동화기기(ATM)를 축소하는 추세와는 대조적으로, 농협은 시중은행 평균의 세 배가 넘는 16,246대의 ATM을 운영하며 지역 주민들이 언제든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농협은 이러한 인프라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매년 4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농촌 지역의 낡은 점포 시설을 개선하고 금융 장비를 최신화하는 작업은 물론, 2025년부터는 하나로마트나 주유소와 같은 주민 생활 밀착형 거점에 총 196대의 ATM을 새로 설치하거나 노후 기기를 교체하는 등 금융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농협의 이러한 역할에 대한 의존도와 만족도가 매우 높다. 강원 화천농협의 문현영 과장은 “농번기나 명절처럼 금융 거래가 집중되는 시기에 가까운 ATM이 없다면, 주민들은 먼 거리를 이동해 시내까지 나가야 하는 큰 불편을 겪는다”고 설명하며, “농협이 제공하는 금융 인프라는 단순히 돈을 찾고 넣는 기계를 넘어, 농촌 지역 생활의 필수불가결한 기반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금융 전환과 경영 효율성 추구를 명분으로 지역 금융 인프라 축소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농촌 주민과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 계층의 금융 접근성 저하라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주요 시중은행들의 수도권 지점 비중은 63.5%에서 최대 71.5%에 달하며 수도권 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 5년간 국내 4대 은행의 ATM은 약 3,500대 가까이 줄어들어, 비수도권 지역 주민들은 간단한 금융 업무조차 원거리 이동이라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윤성훈 농협 상호금융대표이사는 이러한 농협의 역할에 대해 “농협 상호금융은 농업인과 지역 사회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로서 그 소임을 다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한 “앞으로도 정부의 포용적 금융 정책 방향에 발맞춰 금융 소외 계층이 없는 환경을 만들고,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금융 생태계 조성에 모든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고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디지털 금융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취약 계층과 농촌 지역의 금융 접근성 보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른 금융기관들이 수익성 악화와 효율성을 이유로 농촌 영업망을 축소하는 현실 속에서, 농협 상호금융이 보여주는 이러한 ‘상생 금융’의 행보는 앞으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그 역할에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