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지원 ‘사회주택’ 보증금 미반환 사태 확산… 젊은 세입자들 불안 가중
[앵커] 사회 취약 계층이나 젊은 세대에게 안정적인 주거를 제공하고자 공공의 지원 아래 조성된 ‘사회주택’에서 대규모 임대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전세 사기의 위험을 피하고자 공공의 이름을 믿고 입주했던 청년들이 졸지에 길거리로 내몰릴 처지에 놓였지만, 관련 기관들은 복잡한 지분 구조와 책임 소재 탓에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꿈꿨던 젊은 세입자들의 깊은 한숨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자] 4년 전, 서울살이의 꿈을 안고 상경한 3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공고를 보고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한 사회주택에 입주했습니다. 주변 시세보다 합리적인 임대료에 무엇보다 공공의 지원이 있었기에 전세 사기 등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임대차 계약이 만료된 지 한 달이 넘도록 박 씨는 1억 원에 달하는 소중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증금 미반환 피해자>
“이런 문제가 생길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이미 다음 집 계약까지 마쳐둔 상황이라, 만약 잔금을 치르지 못하게 되면 연쇄적인 피해로 이어질까 봐 매일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박 씨가 거주하는 이 건물에는 총 20세대가 입주해 있는데, 그중 절반에 가까운 10세대가 비슷한 보증금 미반환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사회주택 운영 주체인 민간 임대 사업자 대표는 경영 부실로 보증금 반환 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태 발생 후 뒤늦게 간담회를 열고 급히 새로운 입주자를 구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결국 한 달 전부터는 연락이 끊긴 채 잠적했습니다.
현재 이 민간 임대 사업자의 사무실은 텅 비어 있으며,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겨간 상태입니다. 그러나 공식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이전 주소가 사무실 위치로 안내되어 있어 피해자들의 분노를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이번 사회주택은 복잡한 지분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산하 주택도시기금 800억 원과 SH의 400억 원이 출자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토지를 소유하고, 그 위에 민간 임대 사업자가 건물을 지어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공적 자금이 대규모로 투입되었지만, 실제 운영은 민간에 위탁된 구조에서 임대 보증금 회수에 대한 안전장치는 사실상 미비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동규 /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건물주와 토지주가 분리된 복합적인 소유 구조 때문에, 임대 사업자가 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컸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맹점이 결국 세입자들에게 피해로 돌아온 것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2월 사태를 인지한 직후부터 SH 등 관계 기관과 협의를 통해 피해자들의 보증금을 대위 변제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토지 임대인이 공공기관이 아닌 리츠라는 특수성 때문에 의사결정 과정이 길어지고 있어, 문제 해결은 아직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공공의 이름과 지원을 믿고 안정적인 주거를 선택했던 청년 세입자들. 그들의 고통과 불안감은 복잡한 제도적 공백 속에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는 공공 지원 주택 사업의 허점과 책임 소재의 모호함을 여실히 드러내며, 근본적인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