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파, ‘공산주의’ 비난 격화… 민주사회주의 약진에 공세 수위 높여
[워싱턴 D.C.] 최근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민주사회주의 성향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미국 우파 진영이 이들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사회주의자’라는 표현에 그쳤던 공화당과 보수 진영은 이제 ‘공산주의’ 혹은 ‘공산주의자’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우며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미국의 주요 보수 인사들과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 ‘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라는 용어를 사용한 횟수는 주당 평균 626회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3%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 주당 439회 사용된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공화당 팀 버쳇 하원의원이 “그들을 진보주의자라 부르지 말라. 그들은 공산주의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에서도 알 수 있듯, 공화당의 메시지는 한층 더 강경해진 양상이다.
이러한 수사 변화는 단순히 우발적인 현상이 아니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사회주의자’라는 낙인이 더 이상 효과적인 공격 수단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전략가는 WP를 통해 “우리가 사회주의자라고 비판하는 대상이 스스로를 사회주의자로 인정하면, 그 공격은 더 이상 예전처럼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새롭고 강력한 공격 프레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퓨리서치센터의 지난 1월 조사에서 민주사회주의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2022년 45%에서 37%로 감소하며, 이 용어의 정치적 효용성이 약화되었음을 시사했다.
최근 수개월 동안 민주사회주의를 표방한 후보들은 민주당의 견고한 기반 지역 경선에서 현역 하원의원 3명을 물리치고, 두 곳에서는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은 가자지구 분쟁, 정치자금 문제,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만 등 유권자의 주요 관심사를 파고들며 지지층을 넓혔다. 이들의 정책 제안은 공공 운영 식료품점, 보편적 건강보험(메디케어 포 올), 유급 가족휴가, 부유세 인상, 강력한 환경 보호 정책, 그리고 이스라엘 군사 지원 중단 등을 포함하며, 일부는 경찰 및 이민세관단속국(ICE) 폐지까지 주장한다.
이러한 흐름은 민주당 내 온건파에게도 긴장감을 안겨주고 있다. 일부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자본주의와 중도 정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민주사회주의 진영과 명확히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심지어 중도 성향의 한 민주당 의원은 폭스뉴스에서 “이들은 차라리 자기들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비판하며, 이들을 “문제 해결자가 아닌 당을 흔드는 세력”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들 민주사회주의 후보들의 승리를 민주당 전체를 겨냥한 공격의 빌미로 삼고 있다.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내부 논쟁을 ‘상식 대 공산주의’의 대결로 묘사하며, 당내 급진 좌파 세력을 러시아의 볼셰비키에 비유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민주사회주의 후보들이 실제 이념 성향을 숨기고 있다고 주장하며, 노스다코타주 유세와 독립기념일 연설 등에서 “그들은 자신들을 사회민주주의자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공산주의자”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공산주의자이면서 애국자일 수는 없다”는 발언으로 이념 대결 구도를 선명히 했다.
다만, WP는 미국 민주사회주의자회(DSA) 내부에도 자유 시장과 사유재산 폐지를 주장하는 분파가 존재하지만, 최근 선거에서 성공한 대부분의 후보들은 높은 세금과 강화된 사회안전망을 통해 자본주의 체제를 보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DSA 공동 의장은 공화당이 너무 광범위하게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딱지를 붙임으로써 스스로 공격의 효과를 약화시켰다고 반박하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온건한 건강보험 구상까지 공산주의로 매도한 것을 언급, “양치기 소년 효과가 발생했다”고 비유했다.
민주사회주의 진영의 대표적인 인물은 ‘이념적 딱지보다는 실제 정책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한 의원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법안과 제안, 그리고 우리 앞에 놓인 아이디어”라며, “유권자에게는 특정 경제관보다는 식료품 가격을 낮출 수 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유권자들의 실질적인 삶의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