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체 개발 AI로 스포츠 혁신 주도…’호크아이’ 아성에 도전장
베이징 – 중국 스포츠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 기술의 접목이 빠르게 확산되며, 글로벌 시장의 기존 강자들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특히 심판 판정의 정확성을 높이고 선수 훈련을 과학적으로 지원하며, 나아가 스마트 경기장 운영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인 AI 솔루션이 등장, 영국 ‘호크아이(Hawk-Eye)’가 장악했던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 청스스포츠, ‘스마트 테니스 코트’로 생활 스포츠 혁신
지난 18일, 베이징 차오양구 원위허 공원 내 청스스포츠(橙狮体育)가 운영하는 ‘스마트 테니스 코트’에서는 AI 기술이 접목된 테니스 경기가 한창이었다. 코트 양 끝에 설치된 4K 고화질 카메라가 선수와 공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이를 알리바바 자체 AI 모델인 ‘퉁이첸원(通义千问)’이 분석해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했다.
경기 참가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경기에 참여하자, 손안에서 실시간 경기 영상이 펼쳐졌다. 단순 생중계를 넘어, 랠리 단위로 영상 클립이 생성되어 경기 중 다시 볼 수 있었고, 공의 낙하 지점(인/아웃)은 물론 포핸드·백핸드 비율, 타구 위치, 공 궤적 등 세밀한 타구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정리돼 제공됐다. 세트 종료 후에는 공의 구속, 타구 유형, 이동 거리 등을 특수 효과 형태로 시각화한 영상과 함께 이용자 맞춤형 훈련 조언까지 받을 수 있었다.
청스스포츠의 공더위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프로 선수에게만 가능했던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이제 일반 동호인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단순 중계 수준을 넘어 스마트 구장 운영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스마트 테니스 코트’ 모델은 경기 영상 저장, 데이터 분석, 예약·운영 시스템을 통합했으며, 출시 2년 만에 중국 전역 200여 개 코트에 설치되어 국제테니스연맹(ITF) 주관 대회에서도 활용될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루이가이 테크놀로지, ‘중국판 호크아이’로 프로 훈련 과학화
같은 날 오후 찾은 차오양구의 한 실내 스포츠 체험 공간에서는 루이가이 테크놀로지(瑞盖·Rigour)가 개발한 ‘중국판 호크아이’ 시스템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었다. 당구대 위에 공을 놓자 천장 카메라가 즉각 인식했고, AI 음성이 게임 진행과 공 배치를 안내했다. 플레이가 시작되자 공의 궤적, 스코어, 파울 여부 등이 실시간으로 화면에 기록되며 마치 온라인 게임을 현실로 옮겨놓은 듯한 경험을 제공했다.
특히 탁구 시연에서는 더욱 정교한 기술력이 드러났다. 탁구대 양옆 카메라가 공의 속도, 궤적, 바운드 높이, 회전 방향 등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데이터를 제공했다. 랠리마다 모든 공의 위치가 기록되었고, 경기가 끝나자 사용자의 서브 편향 방향, 실수 유형 등이 데이터로 시각화되어 나타났다. 루이가이의 기술은 탁구공 궤적을 0.1mm 수준으로, 사람 움직임은 유니폼 색깔, 등번호까지 포착해 mm 단위로 추적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를 자랑한다.
이들의 시스템은 축구, 배구, 테니스, 탁구부터 동계 스포츠 종목에 이르기까지 전자 라인 판독, 비디오 보조 심판(VAR), 훈련 보조 및 평가, 중계 강화 등 폭넓게 활용되며 심지어 중국 국가대표팀 훈련에도 적용되고 있다. 판위 최고경영자(CEO)는 “해외에서 여전히 도제식 훈련이 많은 것과 달리, 중국은 이러한 AI 시스템을 활용해 훨씬 빠른 훈련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정책과 가격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 정조준
중국 스포츠 산업에서 AI 활용이 이처럼 빠르게 확산되는 배경에는 정부의 강력한 ‘AI 플러스(+)’ 전략이 있다. 미국과의 기술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스포츠 분야에서도 자체 기술 확보 움직임이 두드러지며 그간 영국 호크아이가 사실상 표준으로 군림했던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는 양상이다.
특히 높은 구축 비용으로 접근이 제한적이었던 AI 판독 및 분석 시스템의 가격 장벽을 대폭 낮춘 점이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다. 알리바바 청스스포츠의 ‘스마트샷’ AI 영상 시스템은 호크아이 수준의 분석 시스템 비용을 기존의 10분의 1에서 최대 100분의 1 수준까지 낮췄다. 루이가이 역시 자체 영상 인코딩 알고리즘을 통해 서버 비용을 크게 절감, 국제축구연맹(FIFA) 판독 시스템 화질 평가에서 99.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판위 CEO는 “다른 민간 알고리즘은 고성능·고가의 서버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자체 알고리즘 덕분에 비교적 저성능·저가 서버로도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혁신적인 AI 기술, 정부의 강력한 지원,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바탕으로 스포츠 기술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으며, 전 세계 스포츠 현장에 중국발 AI 솔루션이 확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